[시승기]마세라티, '디젤 심장' 탑재하고 '럭셔리' 감성 그대로

'럭셔리 세단=가솔린' 고정관념 깨는 고품질 주행 감성...연비높고 차가격 낮아, 가성비 따지는 마니아들에 주효

강릉(강원)=장시복 기자 l 2020.02.15 20:03

마세라티 디젤 삼총사(왼쪽부터 르반떼, 콰트로 포르테, 기블리)/사진=장시복 기자(강원 강릉)


'기블리, 르반떼, 콰트로포르테'.

이탈리안 럭셔리 감성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 마세리티의 대표 삼총사를 번갈아 만나며, 서울과 강원 강릉을 왕복 주행했다.

지난달 시승 직전 마주한 세 차량은 언제나처럼 세련된 이탈리안 럭셔리 정장을 갖춰 입은, 우아한 '차도남'(차가운 도시의 남자)의 이미지를 물씬 풍겼다.

실제 마세라티는 이탈리아 명품 남성복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의 최상급 원단을 실내에 적용키도 한다. 특유의 우렁차면서도 감미로운, '예술적 가치'를 지닌 마세라티 고유의 엔진·배기음도 여전했다.


이번 시승 차량들이 모두 '디젤' 엔진 탑재 모델이다보니 호기심이 더 커졌다. '마세라티(럭셔리 세단)=가솔린'이란 스테레오타입 때문이었는 지 모른다. 멋진 차량 디자인·사이즈나 귓가로 스며드는 마세라티의 엔진·배기음은 적어도 겉보기로는 구별이 쉽지 않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세라티 디젤'은 차별성(또는 희소성)을 가지면서도 합리적인 럭셔리 세단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마세라티의 성능과 감성은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뛰어나다.

디젤 모델의 차량가는 동종 차량 가솔린 모델들보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낮다. (2020 디젤 모델 기본형 기준 / 마세라티 1억1800만원, 르반떼 1억2000만원, 콰트로 포르테 1억6000만원)

연비도 물론 뛰어나다. 아무리 억대 차량의 소유자더라도 연비는 신경쓰일 수 밖에 없다. 마세라티 가솔린 모델을 타고 장거리를 뛰면서 뚝뚝 떨어지는 연료 계기판을 보고 불안할 때도 있다. 가끔 고급 휘발유가 준비된 주유소인지 신경써야 한다.
기블리 연비 계기판 공인복합연비(10km/ℓ) 보다 실 연비가 더 높았다./사진=장시복 기자


그런데 한자릿수 연비(km/ℓ)의 가솔린 모델과 달리 디젤 모델 차량들은 이번 실 주행에서도 거의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도심과 고속도로 구간을 오갔는데 공인 복합연비(기블리 10km/ℓ, 르반떼 9.3km/ℓ, 콰트로 포르테 9.4km/ℓ)보다 뛰어난 실제 연비가 나왔다.

마세라티 삼총사의 3000cc V6 디젤 엔진은 전설적인 페라리 F1 엔진 디자이너였던 마세라티 파워트레인 책임자 파울로 마티넬리의 지휘 하에 독점적으로 개발됐다. 우선 디젤 엔진이 탑재된 건 기블리다.

기블리 디젤은 최고 출력 275마력의 출력을 생성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6 g/km에 불과하다. 2000-2600 rpm사이에서 최대토크 61.2 kg.m의 실력을 발휘한다. 80리터 연료탱크의 연료소비를 통해 재충전 없이 8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러블리한 디젤 세단이다.

새 마세라티 액티브 사운드 기술 덕분에 기블리 디젤 모델에서도 마세라티 고유의 감성적인 배기음을 '감상'할 수 있다. 운전자는 센터 터널의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울림은 배가되고 아드레날린 수치는 더 높아진다.

르반떼 디젤도 기블리와 마찬가지로 최대 2000바의 분사 압력을 내는 커먼 레일 직분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마세라티 국내 수입사 FMK 관계자는 "수회 분사 방식으로 연료 소비를 저감하고 소음 수준을 감소시키는 반면, 차량 응답성과 민첩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마세라티 브랜드 내에서도 최고급 세단인 콰트로 포르테의 디젤 모델은 (오버부스트 터보 차징 시) 1800~2800rpm사이에서 최대 토크 61.2kg.m의 고성능을 낸다. 최고 속도 252 km/h에 도달하기 전에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6.4초 만에 주파하는 강력한 주행 능력도 돋보인다. 실크로드 위를 쾌속으로 달리는 듯한 주행감은 여전히 만족스러웠다.

마세라티 디젤 모델은 특성상 동일 차종 가솔린 모델에 비해 최고 출력은 떨어지지만, 최대 토크는 뛰어난 특성이 있다. 여러모로 가성비를 따져 볼 때 도전해 볼 만한 럭셔리 세단이다. 가솔린 엔진에 비해 이산화탄소도 더 적게 배출한다. 전동화로 향하고 있는 마세라티는 앞으로 디젤 모델 추가 생산 계획이 회의적이다. 그만큼 앞으로 마세라티 디젤을 '득템'할 기회도 줄어들고 있다.
마세라티 디젤 삼총사 뒷모습(왼쪽부터 르반떼, 콰트로 포르테, 기블리)/사진=장시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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